영화이야기

[감상기] 호타루 (반딧불이)

에를렌 2009. 4. 29. 00:56



호타루 (반딧불이)를 보았다.

디비디 커버에 쓰여있는 '철도원'이후 2년 다시 찾아온 눈물과 감동 이라는 얄팍한 상술에 말려서 산 디비디인거 같다. 워낙 오래전에 산 디비디라 솔직히 언제 구입한 건지 기억도 없다. 다만 아주 싸게 산 딥디임에는 틀림없다.

화질과 음질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2002년작인걸 감안하면 어이없는 화질을 보여준다. 가끔 클로즈업 샷에서 쨍한 화면을 보여주지만, 아마 이건 블루레이 플레이어의 업스케일 능력이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화질은 열악하고, 사운드는 들을 것도 없지만 들을 사운드 효과도 없다.

디비디 스펙을 이야기할려고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아니다.

영화에 대해서, 디비디 표지의 광고카피와 전혀 다른 전개에 많이 놀랐다.

원하지 않았고 상상에서도 못했더카미카제의 등장과 카미카제의 생존자의 이야기라는 걸 알게되었을 때는 많이 쓰라렸다. 이 나라를 위해서 몸 바친 분들을 위해 흘릴 눈물도 모자란데 왠 카미카제, 속이 메스껍다.

카미카제의 활약상, 예전의 기억을 추억하는 카미카제 생존자의 상념이 계속되었지만 그것도 금방이었다.

생존자들과 마지막을 함께한 조센징, 김선재 소위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주인공의 상사였던 조센징, 그리고 그의 약혼녀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가 이 이야기의 줄거리다.

주인공은 카미카제로 쟤가 되어버린 조센징의 부하이자, 그 약혼녀와 결혼해서 살고 있는 어촌의 어부다. 주인공의 아내이자 카미카제 조센징의 약혼녀였던 아내, 병들어 시한부 인생을 살게된 아내를 위해 주인공은 약혼자였던 김선재의 고향으로 가게된다. 그의 유품과 그의 마지막 말을 들고서...

대한민국 반자이, 토모코 반자이.

나는 대일제국을 위해서 죽지 않는다.

나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나의 가족을 위해,

그리고 토모코를 위해 죽는다.

당신이 있어 너무 행복했다. 감사합니다. 용서하세요.

마지막 김선재의 유언을 들으면서 과연 나의 조국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이 그 일본군으로 떠나간 김선재 소위의 그것만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나의 조국과 나의 가족과 나의 사랑을 위해서 기꺼이 목숨을 바친 남자, 그리고 그 사랑을 평생 안고 살아간 여자, 그 여자와 살지만 결국 두사람의 모든 기억을 등에 지고 살아가야 하는 살아남은 자의 아픔.

마지막에 25년가 정들었던 배를 태우며, 주인공은 그 시절의 기억과 추억과 그녀를 모두 떠나보낸다. 쇼와시대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