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짧은 글...

에를렌 2009. 3. 31. 00:03


장면 #1

병원 장례식장에 갔다.

회사 동료의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1년넘게 요양소에서 지내셨다고 한다.

병도 있으셨겠지만 치매때문에 요양소에 보냈다고 한다.

미쳐 알지 못했다고 이야기하니 조금 힘들어 하는 표정이다.

어쩌면 알리고 싶지 않았던게 아니었을까?

형수의 표정에도 회한이 묻어나온다.

오랜 병간호 후의 임종이었다면 좀더 담담한 표정이었을 것 같은데.

그 어머님은 장수는 아니지만, 70을 넘기시고 세상을 뜨셨다.


장면 #2

전국 뉴스에 하루종일 오르내렸던 교통사고가 있었다.

회사의 출입문 근처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여서 그런지 아침부터 여기저기서 화제다.

사고는 저녁시간, 대략 8시 경이었나보다.

서점에 책을 구경하러 가던 고등학생들을 과속으로 인도로 돌진하던 차가 친 사고다.

2명이 죽고 4명이 중상이란다.

장면 #3

오늘 가던 병원 장례식장의 1층에 빈소가 3군데, 2층에 2군데로 나눠져 있다.

2층은 손님을 맞을 공간이 넓어서 많은 조문객들이 예상되는 사람들이 보통 자리를 차지한다.

2층으로 올라가려면 1층 빈소 2군데를 지나쳐야 한다.

지나치면서 한눈으로 흘겨본 빈소의 사진들이 아직 옛된 얼굴이다.

미쳐 영정사진을 구하지 못해 아마 고등학교 입학 사진이나 학생증사진으로 영정사진을 사용한 것이다.

그럼 여기에 잠들어있는 2명의 고등학생은 바로 어제 그 교통사고로 죽임을 당한 아이들이다.


그렇다.

누구는 제 생명 다 할때까지 살다 가고,

누구는 비명횡사로 꽃봉우리가 여물기도 전에 지고 만다.

이것이 인생이라고 이야기 하겠지만... 과연 그렇게 마감한 것이 인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