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글쓰기
어제 읽은 한겨레21에 나온 글쓰기에 관한 글이 마음을 불편하게 하면서도 나를 일깨우게 했다. 한동안 글을 쓸 일도 없었고 글쓰기의 중요성도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책이라도 많이 읽었으면 글쓰기, 읽기의 감각을 유지해왔겠지만 항상 책읽기는 2순위였다. 디비디 보기, 사진찍기, 인라인, 스노보드 등을 하고 그래도 시간이 나면 책을 읽었다. 책 읽을 시간도 내지 못했는데 글쓰기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에 싸이를 잠시 쉬고 동생이 권해준 블로그에 푹 빠져서 매일 이런저런 글을 쓴다. 내 맘대로 쓰는 기기 사용기나 사진, 여행기들, 일기, 관전기 등이다. 누가 들어와 읽어주면 좋고방문자가 없다고 서운하지 않다. 인터넷에서 볼수 있는 빼어난 사용기, 관전기, 사진이 아닌 내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글들이다. 읽는 사람이 시간 낭비라고 느낄수도 있고잘 썼다고 느낄수도 있다.남들의 평가여부에 상관없이 나는 계속 무언가를 쓸 예정이다. 일기와 같은 비공개 글일수도 보여주기 위한 글일수도 있다. 꾸준히 읽고 꾸준히 쓰는게 그나마모자란 글쓰기에 도움될거다.
한겨레21에서 언급한 글 잘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 전문적인 분야에서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왜 이들의 글쓰기에 한겨레가 주목했느가하면 이들의 글들이 다른 비전문가, 즉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게 쓰여져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그들의 글들이 전문적이지 않냐라고 하면 그렇지도 않다. 전문적인 글들이면서도 쉽게 대중적으로 다가갈수 있는 글을 쓸수 있는 능력을 그들은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그들의 전문분야에서도 성공했지만 또 다른 면, 즉 글쓰기에서도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글은 저자를 그 분야의 전문가로 대중들에게 알려주는 도구이자 성공의 도구가 된다.
가슴아픈 이야기는 왜 글 잘 쓰는 학생들은 문과계열로 가야하는가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글쓰기에 소질이 없는 학생은 이공계로 가는게 사회적 정설로 굳어져버렸다. 이공계에 진학하면 글쓰기가 필요없나? 아니다. 대학교를 다녀본 사람들, 특히 이공계에서 공부한 사람들은 늘 글쓰기에 대해서 무시당해왔다. 단순하고, 무식한 공돌이, 뭐 이정도는 늘 달고 다니는 애칭이었으니. 문학적으로 감수성이 풍부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글쓰기의 능력이 한참 모자라서는 이공계에서도 성공하기 힘들다느게 한겨레 21의 요지였다.
그렇다면 나는? 과거를 돌아봐도 글쓰기가 필요한 경우는 많이 없었다. 그 흔한 자기소개서하나 작성해 본 경험도 없고, 어디에 글을 실어본 적도 없다. 누구나 하는 초등학교 시절에 백일장에서 상 하나 받은게 전부인거 같다. 대학교때 가끔 과내 학회 소식지에 글을 실은 적은 있는거 같다. 그때 그리 나쁜 평가는 받지 않은 걸로 기억한다. 사실 사람 앞에 두고 나쁜 소리하는 경우가 없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일에 밀려 그리고 일하는데 글 쓰는게 그다지 필요하지도 않다. 자기가 원하지만 않으면 글은 안써도 된다. 그렇지만 가끔 회사내 게시판이나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멋진 글을 보면 나도 저렇게 쓰고 싶다. 개인적인 욕심이라고 치부해 버릴수도 있지만나의 생각을 글로 잘 정리해서쓸 수 있는 능력은 말을 잘 하는 능력보다 앞서면 앞섰지 결코 못하지는 않다. 나도 그러고 싶다. 말로 내 의견을전달하는 것과 글로 내 의견을 전달하는 것, 가능하다면 글로 전달하고 싶다. 말은그 순간마다 달라진다. 이렇게 애기하고싶지만주변상황이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고 말하는순간 감정조절이 안되는 경우도비일비재하다.그에 비해 글로 전달하는 것은 글을 쓰는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일단 상대편에게 생각할 시간을 준다.왜어렵고 힘든 상황일수록 한걸음 물러서서 보면 답이 보인다고 하지 않았는가.나나 상대편 모두다 한번더 생각하는 것은양쪽 모두에게 득이 되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글로써의 의사전달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그러하지 못했지만 - 사실 일기는 중학교 다닐때 계속 썼었다. 그러다 고등학교에서는점점 줄어들어 대학교 진학한 후에는쓰지 않았지만- 지금 이후부터 무언가를 계속 쓸려고 한다. 읽는 이에게 공해가 되면 죄송하지만 나에게는 소중한 생각, 소중한 글들이고 내가 남길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계속 쓸것이다.
글은 짓는게 아니고 쓰는 거라는 국어학자의 외침을 가슴에 안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