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시장과 FTA
FTA때문에 많이 시끄럽네요.
김영삼이 대통령되었을 때, 이명박이가 대통령 되었을 때,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신 날 다음으로 먹먹한 날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세금 반환소송이라도 하고 싶습니다만, 그 세금의 100만분의 일이라도 좋은 일에 쓰인다고 생각하니 그러지도 못하겠네요.
지난 2008년 쇠고시 시장 개방에 맞춰 전 국민의 힘을 보여줬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푸른집 뒷산에서 촛불을 보고 반성했다는 인간은 ㅈ이나 잡고 자위하고 있었던거 같네요.
그때 그렇게 힘들게 투쟁해가며 막으려 했던 쇠고기 시장이었고, 당시에도 설마 들어와봐야 누가 먹냐던 찬성파들이 있었죠. 그래요 누가 먹겠어요. 누가 먹는지 모르고 지금까지 먹고 있었던 것입니다. 2011년 수입쇠고기 시장의 1등은 미국산입니다. 그까이꺼 들어와봐야 더 좋은 호주/뉴질랜드 쇠고기를 찾을 거다라는 생각은 망상이죠.
3년이 지났죠.
지난 주에 종로의 모 설렁탕 집에 갔더니 당당하게 붙여놨더군요. 미국산 소고기라고.
뒷고기집으로 유명한 모체인점에 들어가도 미국산 소고기라고 적어놓았더군요.
마지막으로 특급호텔의 스테이크, 미국산이라고 당당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먹는다고 죽기야 하겠습니까? 이제 피해가며 사는 일이 더 힘든 세상입니다.
이게 시장개방의 힘입니다. 우리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 덤핑 판정이라도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당하고 있어야죠. 딱히 다른 수가 있나요?
이번 FTA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더 가혹하겠죠. 쇠고기는 겨우 먹는거 하나일뿐이지만 이제 전방위적이겠죠. 당장 론스타가 우리나라 정부를 제소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주가조작??? 투자라고 한다면 어떡할건가요?
우리나라 기업이 미국에 수출할 때 받는 혜택이 몇 %의 관세겠지만 그거 없어진다고 해서 다른 물건 사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산 물건을 살 리가 없습니다. 더구나 미국이잖아요. 모두가 피터지게 경쟁하는 곳이죠. 소니나 토요타만 봐도 거기서 살아남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수 있잖아요.
반대로 다국적기업에게 있어 대한민국은 호갱님이죠. 막말로 깃발만 꽂으면 되는 곳입니다. 어디가 그러냐구요? 물건 팔아먹는 거야 힘들수도 있겠지만, 금융, 지재권을 비롯한 서비스는 지들 맘대로 할 수 있을겁니다. 거기에 교육/의료가 포함이 될 가능성이 아주 많아졌죠. 교육이 아닐거 같나요??? 미국 교육기관이 들어온다는데 싫어할 학부모들은 없을거 같은데요.
말이 길어졌지만, 미국산 쇠고기 개방의 전철을 밟아서 FTA 이후에도 냄비안의 개구리처럼 익어가겠죠. 알게되고 나면 늦을지도 모르지만 그때까지라도 질기게 살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