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첫번째 보딩후 보딩에 관련된건 부상에 관한거랑 공동구매한 후드티에 대한 거 밖에 없다니, 블로그의 주인장 닉네임을 초보_보더라고 적어놓은게 너무 무책임하다고 느끼게 된다. 다음에 시간이 나면 이번 시즌에 구입한 장갑이랑 다리에 차는 백?에 대한 간단한 리뷰를 올릴 예정이다.
그리고 이제는 더해서 마지막 보딩에 관한 글이라니, 지금 쓰고 있는 나도 참 허무하다. 그렇다고 이번 시즌에 보드타러 많이 다니지 않았냐 하면 그건 아니다. 오늘까지 11번이나 댕겨왔다. 근데 왜 그건 안썼냐고 하면 할 말이 없다. 핑계라면 피곤하다는거-.-
어쨓든 오늘은 원래 같이 갈 사람도 마땅히 없고 그냥 가지 말고 이번 시즌을 접을까 했었는데 지난 3.1에 내린 눈과 헝글.컴에 올라온 무주 설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솔깃해져서 가게되었다. 물론 내 차로 다녀온건 아니고 옆팀에 일하는 과장님이 간다고 해서 같이 가면 안되겠냐고 해서 같이 가게 된거다. 같이 가는 멤버는 그 과장아저씨-이하gdr-그리고 그 아저씨의 처남-이하 처남-, 전산팀의 한 과장-이하 한과장-, 그리고 나 이렇게 4명이다. 그 과장 아저씨 차가 스타렉스 6인승 밴이었는데 가는 중에 처남에게 운전을 맡기고gdr은 뒤 화물칸에 가서 누워 자는게 아닌가. 참 이 차가 이럴때 참 좋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내 컨디션은 뜻하지않은 목 통증이 있어서 괴로웠다. 아마 디스크 증상이 아닐까 의심이 된다. 차를 타고 다닐때도 노면이 불량한 상태면목-뼈부근-에 바로 전달되어서 아프고 목을 좌우, 위/아래로 돌리기가 힘들었다. 어제까지 멀쩡하던 목이 갑자기 왜 이런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는 없는거 같다. 잠을 잘못 잔 경우에 이럴수 있겠지만 지금도 목은 뻣뻣히 세우고 꼼짝도 안 하고 쓰고 있다.차 타고 오갈때도 머리를 세우고 머리받침에 머리를 꼭 부치고 있었다. 안 그러면 통증이 더 커져서 힘들었다.
오늘 무주의 상태는 최고였다. 3월2/3일 설천을 오픈하지 않아서 설질은 3.1에 내린 눈이 그대로 있었고 날씨도 적당히 추운 상태로 유지되어서 자연설 그대로라는 느낌이었다. 당연히 엣지도 잘 박히고 아이스반이 드러나지 않아서 슬립이 일어나는 곳도 거의 없었다. 단 오후에 들면서 실크로드 상단에 그늘진 곳이나사람들이 많이 다닌곳에 아이스반이 드러났지만 타는데 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이번 시즌중에 오늘이 사람이 가장 적었던 거 같다. 주중 야간도 몇번 다녀본 나로서는 참 의외였지만 왜 이렇게 기쁜지. 리프트권은 반값인데 사람의 10%밖에 없고 리프트/곤도라 대기시간도 없고 환상이었다. 덕분에 만선으로 넘어갈일이 전혀 없었다. 실크로드 상/하단에 스피츠 하단이 있는데 굳이 만선에 가야할 이유가 없었다. 쌍쌍도 한번도 안 갔는데 쌍쌍에서 내려오는 사람은 셀수도 있을 정도로 적았다.
같이 간 사람중 한과장은 스키타고 나머지는 보드였는데 아직 초보수준이다. 처남은 이제 막 비기너 턴을 익힌 정도였고 gdr은 턴 한다고는 하나 열심히 뒷발차기 하는 수준이다. 가르쳐 줄게 많은 거 같은데 왜 그런지 가르치는데 별로 흥이 나지 않는다. 그 이유중에 하나는 둘다 구피였다. 이상하게 구피는 가르치기 힘들다. 나와 반대여서 내가 보여주는게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이 되기도 해서... 일단 뒷발차기 하는gdr에게는 뒷발차기 한다고 알려주고 업다운에 좀더 신경쓰고 턴을 크게-롱~턴- 하라고 이야기해줬다. 오늘처럼 사람 없을때 큰 턴을 연습하는게 좋다고 계속 알려줬는데 그건 별 관심이 없는 태도였다. 계속 곤도라 타고 실크로드 상단으로 가서 타는데에만 관심이 있다. 실크로드 상단은 상급자/최상급자 코스와 중급자코스로 나누어져 있는데두 코스 모두 공히 슬로프 폭이 좁아서롱~턴 연습하기는 좋지 않다.내가 판단하기에 무주에서 롱~턴 연습하기 가장 좋은 곳은 스피츠 하단이다. 일단 슬로프 폭이 제일 넓고 오늘 같이 사람이 없는 상황이면 정말 최고다. 그래서 스피츠 하단에서 연습하자고 했더니자기는 실크로드 상단에 가야 한단다. 자세교정이나실력향상에는 별로 관심이 없나. 물론 즐기는 겨울 스포츠라서 그렇게 즐기겠다는데 별로 토 달고 싶지않지만 제대로 타면 좋잖아-.- 왜 말을 안듣고..
부가로실크 상단 중급자 코스는 굉장히 길다. 4.4km 정도되는 길이인데 정말 길다. 난 보통 2번 쉬고 내려온다. 평범하고 완만한 코스까지 약 3km정도 될듯한데 그거 끝나면 한번 쉬고 꼬불꼬불 코스 중에 한번 쉬고 그리고 실크하단 시작되는 곳에서 한번더 쉰다. 그만큼 길고 다리, 발도 많이 아프다. 자세 생각안하고 냅다 달리기에는 정말 좋은데 연습하기에는 너무 길이가 길다. 오늘은 괜찮아서 꼬불꼬불 코스도 한번의 롱턴으로 돌수 있었지만 보통때에는 중간중간에 사람들이 있어서 한번의 롱턴은 어림도 없는 곳이다. 그래서 즐겨찾는 곳이 아니기도 했었다.
그리고 gdr이 계속 최상급자, 아마 미뉴에트 같은데 슬로프 이름이 -,.-, 코스에서 계속 내려가자고 해서
"이 최상급자 슬로트에서 내려갈수 있다고 해서 실력이 느는 것도 아니고 최상급자는 더더욱 아니다" 라고 이야기했더니 gdr이
"그건 아는데 여기서 내려가면 담력을 키울수 있다" 라고 대꾸해서 그냥 내려가게 했다. 나도 두번 내려갔지만. 오늘 같은 날에는 그런 슬로프에서 내려가는것도 엣지가 눈에 잘 박히기때문에 그리 힘들지는 않다.
gdr과 처남은 처음에 3번정도 스피츠 하단-초보-에서 타다가 그 이후에 줄곧 곤도라만 탔다. 난 곤도라 3번 타고 다시 스피츠 하단에서 탔다. 왜냐면 거기가 짧아서 다리도 덜 아프고 연습하기에는 경사도 낮고 생각한 것을 다 해볼수 있는 정말 좋은 곳이기때문이다.
1시 이후에 차에서 라면 끓여서 점심으로떼우고 오후는 곤도라부터 시작했는데 한번 타고 스피츠 하단에서 타다가 마지막-16:00이 곤도라 마감시간이었다-으로 곤도라 한번 더 타고 마무리했다. 오후에는 슬러쉬처럼 변해서 오전보다는 못했지만 그래도 역시 엣지는 잘 먹혔다. 난오늘 주로 카빙연습과 펌핑 연습을 했다. 오후에는 허벅지 근육통 때문에 펌핑연습을 거의 못했다.
정말 오랜만에 허벅지 통증까지 느끼고,힘들었지만 나름대로 즐거웠고 상쾌하고 저렴한보딩이었다. 늘 이런 무주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아직 목 통증이 나를 괴롭히고 있다. 보딩때문에 더 안좋아진건 아닐까 걱정이다.
여담
1.회사 여직원 만난 이야기
아침에 차를 설천 주차장에 세웠는데 많이 보던 여자가 부츠를 신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아침을 먹어야 해서 차에서 내리지 않고 gdr이 준비해온 김밥을 먹었다. 먹는 도중 그 여자를 보았는데 잠시 같이 일했던 회사 여직원이었다. 아침먹고 내린 시점에는 가고 난 뒤여서 인사를 못했는데 스피츠하단에서 다시 만났을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김xx씨!" 했더니 한참 쳐다본다. 하긴 비니에 고글에 보드복에 누군지 알아볼리 만무하지 않은가. 그래서 고글을 들어줬더니
"아! 안녕하세요"
"보드좋아하시나보네요. 시즌권도 있는거 보니 매니아신가봐요"
"아니요 그냥 좋아해요"
사실 이 여직원이 참 얌전하게 생겼고 그냥 똘똘한 여자인줄 알았는데 보드에 미쳐서 살줄이야.
오늘의 교훈 하나. 외모로 평가하지 말자
2.오전에 만난처자 이야기. 부제:허벅지 근육통이 생긴 이유
오전에 마지막 실크로드 상단 타고 내려올때였다. 늘 쉬던 실크로드 하단시작하는 지점에서 쉬고 있을때 였다. 발이 너무 아파서 바인딩도 양발 번갈아 가면서 풀어서 발을 편안하게 해 주고 있었다. 갑자기 등뒤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였다.
"저... 뭐 하나 물어봐도 되나요?"
쳐다보니 그냥 평범하게 생겼는데 약간 태운 살결에 주근깨가 조금 있고 아담한 처자였다. 아줌아인지 처녀인지도 구분이 안간다.
"... 네.."
"턴 할때 어떻게 해야하나요? 할려고하는데 잘 안 돼요"
-.- 사실 이런 질문은 받아도 대답하기 참 힘들다. 내가 첨부터 토/힐 엣지, 사이드 슬립을 가르쳤다면 쉬울지 모르나 갑자기 생면부지의 여자가 그렇게 물으면 답하는게 좀 힘들다. 그래서 보편적으로 생각되는 걸 설명했다. 그냥 하기 뭐해서 장갑이 데크인양 설명했다.
"데크가 어쩌구... 턴이 저쩌구... 주저리... 주저리.."
"아! 그래도 잘 모르겠어요"
"혼자 오셨나요"
"아니요, 친구들하고 왔는데 서는것만 가르쳐주고 내려가버렸어요"
"아니 친구들이 뭐 그래요"
"그러게요" -.-
"그럼 내려가면서 제가 가르쳐 드릴께요"
"그래주시겠어요. 정말 고마워요"
"그럼 먼저 내려가 보시죠"
내려가는 처자의 모습을 보니 겨우 슬립으로 미끄러지느 수준이었다. 이 상황에서 사이드 슬립을 가르치는 건 힘들겠다고 생각해서 그냥 턴하는것만 간단히 가르치자 생각하고 이야기 했는데 영 맹한것 같아 몇가지 물어보았다.
"구피에요? 레귤러에요?"
"그게 뭔가요" -.,-
"토우 엣지는 해보셨나요"
"아니요" -.,-; 여기까지 들으니 땀까지 났다.
"자 그럼 턴하기 전에 토우엣지로 서는걸 먼저 연습합시다. 턴은 토엣지와 힐엣지 교체의 연속입니다."
"네"
근데 토엣지로 선 그녀 왈
"발이 빠질려고 해요" '허걱' 왜 이러나. 오늘 gdr도 신발 큰 거 신고와서 다신 바꾸러 내려가더만.
"그럼 끈이라도 좀 조여보세요"
앉아서 신발끈을 푸는걸 보니 제대로 묶지도 않았다. 이너부츠 조이는 끈은 대충 엉성하게 되어있었고 바깥쪽 끈도 대충이었다. 그래서 이너 부츠도 다시 제대로 묶어주고 바깥도 해주고..
"너무 고마워요" '그래 고마워라도 해야지'
그렇게 해주고 토우로 하니 조금 되는거 같았다. 그리고 나서 내려가면서 이렇게 저렇게 해보라고 하니 베이스활강후 힐엣지는 조금 되고 토엣지는 아직 겁을 많이 먹어서 중심이 뒤로 많이 넘어지는 상태였다. 그리고 사이드 슬립 자체를 배우지 않아서 턴이후에 무엇을 해야하는지 잘 모르는 상태였다. 그렇게 조금씩 내려가고 난 계속 힐 엣지로 내려갔다. 그러니 처음으로 보드 탄 날과 무엇이 다를까. 더구나 그렇게 긴 실크로드 하단이었는데. 허벅지가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베이스에 도착한 후에 그녀가 이야기했다.
"전 여기서 친구들 기다려야 하는데 너무 고마웠어요"
"기다리면서 저기 가서 음료수나 한잔 할까요"
"아! 네, 제가 살게요"
음료수 마시면서 그녀가 자기 친구들이 외국인 두명인데 한명은 파마머리에 대충 이야기하는데실크로드 상단에서 봤던 친구들이 생각났다. 그녀를 만나기 전에 실크로드 상단을 내려오는데 외국인 두명이 점프에 벽타기하면서 내려오고 있었다. 잘타기도 하고 헤어스타일도 특이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혹시 그 친구들인가 짐작하고 있는데 마침
"어. 저기 친구들 왔어요" 라면서 가르치는 곳에 보니 내가 본 그 친구들이었다.
외국인 중 파마한 친구가 그녀의 애인이었다. 그녀가 정말 친절한 사람이 보드 가르쳐줬다고 이야기해서 그 친구도 기분이 좋았나보다. 그 외국인 친구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하고 음료수 다 마시고 그들과 헤어졌다.
발이 아파서 쉬었는데 이제 발은 안 아픈데 허벅지가 무지하게 아프기 시작했다.
3.사천 재첩국과 다슬기탕집이야기
보드타고 거제로 오는 길에 gdr이 잘 가는 재첩국 식당이 사천에 있다고 해서 거기에 가기로 했다. 예전에 통영-진주 고속도가 완공되기 전에서 항상 사천으로 다녔으니 상관없으니 지금은 고속도가 완공이 되어서 사천에 갈려면 고속도로에서 빠져 나와야한다. 저녁시간도 되고해서 가자고 했느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재첩국이 5000원 이었는데 밑반찬도 잘 나오고 리필도 잘 해주고 맛도 물론 깔끔했다. 다음에 이리 갈 일이 있으면 꼭 들러보고 싶은 집이었다.
그리고 국도 따라서 오는 길에 조그만 간판에 다슬기탕..적혀있었는데 거기도 맛있는 집이라고 gdr이 추천해주었다.
ps
어쩌다 보니 여담이 더 길어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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