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에 이어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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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후배결혼식은 무사히? 마치고- 사실 사진을 찍으면 하객의 의무는 끝나죠^^- 이제는 대구를 향해 나섰습니다. 저와 대구에서 심리치료 수업을 듣는 회사 여자후배, 그리고 부산에 내려간다는 회사 남자후배와 같이 나섰습니다.

전주에서 대구까지 어떤 길이 제일 빠를까 고민하다가 뭐 답은 뻔하더군요. 토요일 5시 경에 대구에 도착할 경우 어디가 좋을까 생각하면 대구에 사시는 분은 아실겁니다. 당연히 대전을 경유해서 내려오는 길이 더 빠르고 좋다는 것을...

거리로만 따지면 당연히 전주-남원-88고속도-대구로 오는게 답이지만 88고속도-사실 고속도로도 아니죠-의 무서움, 화원에서의 차량정체를 생각하면 그냥 호남고속도-대전순환고속도-경부고속도로 내려오는게 훨씬 좋습니다.

그렇게 나섰습니다. 전주ic까지도 상당한 거리던데 뭐 그냥 달려서 고속도에 올렸습니다. 얼마나 달렸는지는 잘 모릅니다. 전주를 빠져나오기 전에 뒤에 앉은 후배가 뭔가 타는 냄새가 난다는 겁니다. 저도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냥 에어콘-성에제거-를 켜두어서 그렇겠지 하고 에어콘만 끄고 계속 달렸습니다.

아마 그 상태로 대략 10분정도 달린거 같습니다. 고속도로에 올려서 1차선으로 달리고 있는데 뒤에 따라오던 트라제가 상향등을 계속 깜빡이면서 경적도 같이 빵빵 거리더군요. 그래서 2차선으로 비켜주니 천천히 옆으로 오더니 본넷을 가르키면서 계속 빵빵거리더군요.

그 상황이 되니까 이제 이해가 되더군요. 그 순간 냉각수 온도 게이지를 보니 H를 넘어서 한참을 가 있고, 비상등을 키면서 차를 갓길로 빼면서 속도를 줄이니 본넷의 틈으로 김이 쫘악 쏟아져 나오더군요. 뭐 답이 없는 상황입니다. 차를 세울 만한 자리를 찾아서 브레이크를 밟으니 rpm이 쭈욱 떨어지더니 그냥 시동이 꺼집니다.

그때 생각해보니 고속도로 올리기 전에 타던 냄새가 날때부터 아마 수증기는 생겼을 거고 그리고 고속도로에 올렸을 때는 이미 수증기가 차를 휘감으며 달리고 있었던 겁니다. 참 생각하면 웃기는 상황이죠^^

그렇게 차를 세우고 내려서 본넷을 여니 수증기가 쫘악 펴지고 타이밍 벹트 쪽에서는 연기-아마 그 어딘가에 타고 있었나 봅니다-가 조금씩 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냉각수가 있어야하는 통은 깔끔하게 비어있더군요. 그냥 눈으로 확인 가능한 이상은 그정도였습니다. 타이밍 벹트 커버안에서 조금씩 연기? 수증기?가 새어 나오고 있는게 맘에 걸리더군요.

전에도 냉각수가 오버히트해서 엔진 헤드도 수리하고 개스킷도 갈았는데 이번에도 또 냉각수가 말썽을 일으킨 겁니다.

여기서 짬내서, 트라제 운전자가 참 고마웠습니다. 그때 알려주지 않았다면 아마 엔진에 불나지 않았을까 아니면 엔진이 터지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아찔하더군요. 운전하다가 차량의 이상이 있는 차를 발견하시면 꼭 알려줘야겠습니다. 그렇게 하는게 당사자 뿐만 아니라 혹시나 있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대책일겁니다. 만약 그렇게 그냥 달리다 서버렸으면 아만 셋다 걸어다니기 힘들었을 겁니다.

렇게 차가 고장난 상황이나 사고가 난 상황에는 연락할 곳은 한군데 뿐이죠. 보험회사입니다. 보험회사 번호도 모르고 해서 114로 확인했는데 나중에 보니 지갑에 조그마한 보험 증서가 들어있더군요.(__)

전화를 걸어서 차가 퍼져서 못가니까 견인차를 좀 불러달라고 하니 제일 먼저 안전을 위해서 갓길에 차를 세웠는지, 그리고 이상여부를 운행중인 차량들에게 알리기 위해 비상등을 켰는지 확인하더군요. 다 조치한 상황이지만 경황이 없으면 충분히 그럴수도 있을거 같아 참 좋은 질문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위치를 확인하더군요. 제가 있었던 위치는 정확히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177km 400m 지점이었습니다. 최근에-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고속도로 위치정보가 200미터 단위로 바뀌었더군요. 갓길이나 중앙분리대에 보면 작은 표지판으로 위에 177, 아래에 .4 이렇게 쓰인 게 있습니다. 이 표지판이 의미하는게, 다들 아시겠지만, 기점에서 177km 하고 400미터 지난 지점이란 뜻입니다. 예전에는 1km 단위였습니다. 그건 1km 정도는 왔다갔다 해야 자신의 위치를 알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도 참 고맙더군요^^

긴급 출동 서비스로 견인 서비스를 신청하니 3분안에 전화가 오고 10분 정도 있으니 견인차가 오더군요. 예상보다는 빨리 왔습니다만 참 긴 시간이었습니다. 괜히 태워주겠다고 해서 따라나선 두 후배를 보니 참 미안하더군요.

견인기사-머리는 스포츠 머리에 검은색 츄리닝 한벌을 입고 있어서 유도 선수나 씨름 선수라고 해도 믿겠더군요-가 와서 엔진룸을 한번 살피더니 여기서는 안되겠고 좀 잘하는 정비소에 가서 수리해야겠습니다라고 하더군요.

제가 그때 판단한 상황은 오늘 내로 수리가 힘들거 같다였습니다. 토요일인데다 시간도 3시30분을 가르키고 있었기에 어디가서 수리를 하겠냐였고 타이밍 벨트쪽에서 계속 나는 연기때문에 가벼운 고장이 아닐거란 판단이었습니다. 그래서 최악의 경우 차는 공업사에 넣고 차를 렌트해서 대구에 갔다가 일요일에 찾아서 내려가는 생각도 했습니다.

지금 수리가 가능한 데가 있는지, 그리고 있다면 오늘 내로 가능한지를 견인기사한테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자신있게 있다고 합니다. 견인 준비를 다하고 저랑 여자후배는 제 차에 그리고 그 남자후배는 견인차에 타고 출발했습니다. 또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이 여자후배는 투덜투덜 거리고 있어서 미안하기도 했지만 그 상황이 재밌기도 했습니다. 그냥 내 차 앞바퀴 두개가 들려서 앞차에 의해서 견인되어 가고 있다는게 재밌었습니다.

익산으로 빠졌다가 다시 올려서 다시 전주 방향으로 가서 삼례 인터체인지로 빠졌습니다. 원래 긴급 출동 서비스는 견인은 10km까지는 무료, 그 이상은 1km 당 2000원입니다만 견인기사가 20km라고 하더군요. 뭐 거리를 재는 것도 치졸한 짓이고 해서 그냥 2만원 줬습니다.

견인기사가 차를 가지고 들어간 정비업체는 보쉬카서비스 체인점인 마이카 서비스였습니다. BOSCH CAR SERVICE가 체인점이름이고 마이카서비스는 업체이름입니다. 보쉬-bosch-야 유명한 업체지만 정비업체는 처음 봤고 공장?자체도 너무 작아서 과연 수리가 가능할까 생각했는데 전문이 엔진, 미션이더군요. 물론 와이퍼도 팝니다^^

정비기사가 견인된 제 차에 타더니 시동을 걸고 리프트에다 올리더군요. 그걸보고 얼마나 놀랬는지. 냉각수도 없는 차를 시동 걸고 운전을 하다니... 그리고 본넷을 열고 엔진 룸을 한번 쭉 훓어보더니 냉각수가 새고 있는데 그곳부터 찾아서 막고 엔진이 섰으니 열받아서 실린더 안에도 문제가 있는지 점검해야겠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이야기하고 나서 시동이 걸려있는 상태에서 냉각수 통에다 물을 계속 붓더군요. 그리고 차를 올려서 확인을 했습니다. 어느 한쪽에서 물이 주루룩 새더군요. 1주일 전에 확인 했을때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그리고 어제 타이어 갈면서 정비아저씨가 별이상 없다고 했는데...(__) 아마 워터 펌프쪽에서 물이 새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타이밍 벨트는 언제 갈았냐고 하길래 8만 정도에 갈았고 지금은 13만 5천이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대충 문제점이 파악된거 같고 해서 정비기사에게 뭘 갈아야 하고 얼마나 들어 얼마나 걸릴지 물었습니다. 기사의 의견은 워터펌프가 문제이니 워터펌프만 갈아도 되지만 이왕 타이밍 벨트도 분리하는데 같이 가는게 어떻겠냐고 하더군요. 그 다음에 시운전을 해서 엔진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봐야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럼 워터 펌프, 타이밍 벨트를 갈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금액은 20만원, 시간은 2시간 정도 이야기 하더군요. 오늘 내로 된다는 것과 수리비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는 게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그렇게하고 본격적으로 수리에 들어갔습니다만 부품도 제때에 오지 않고, 벨트 분리에 좀 애를 먹으면선 시간이 좀 더 걸렸습니다.

문제의 워터펌프와 타이밍 벨트입니다. 벨트 아래 왼쪽편에 있는 톱니가 워터 펌프입니다. 벨트는 당연히 타이밍 벨트입니다.




저 부품들은 다 뜯어내고 갈아야 하는 작업이라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

대략 5시 40분 경에 수리 진척상황을 보니 벨트를 끼워서 장력 조정을 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우리 일행은 옆에 있는 순두부 집에 가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먹고 6시 20분 경에 돌아오니 시운전 가고 차가 없더군요. 그러고 보니 밥을 40분이나 먹었더군요(__) 그리고 어슬렁 거리고 있는데 차가 들어옵니다.

정비기사가가 140정도까지 쭈욱 올려도 엔진에 이상음이나 이런건 없었다고 온도도 올라가지 않고 잘 유지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실린더헤드의 경우 이상유무를 꼭 확인해보라고 하더군요. 지금은 이상없지만 엔진이 한번 섰었기 때문에 혹시 이상이 생길 수 있으니까 가서 정밀 진단을 한번 받으라고 조언을 하더군요. 그리고 부품값이 조금더 나와서 수리비가 좀 오를거라고 하더군요. 그냥 괜찮다고 하고 결제했습니다. 24만원(__)

깔끔한게 수리를 마친 것도 있고, 제가 분해해 놓은 벨트쪽 사진을 찍을려니까 조명도 비춰주시고 설명도 세세하게 해주시는게 맘에 들어서 그냥 결제했습니다.

그리고 나오면서 이 보쉬 서비스가 체인점인지, 언제 들어왔는지, 많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보쉬 본사에서 직접하는 체인점이고 들어온지는 3-4년 정도 밖에 안되어서 지점은 많지 않다고 하더군요. 대구에도 한군데 뿐일거라고... 근데 이 시골에 있다니.,.,. 나중에 볼펜도 하나 주시더군요.

-사무실 내부입니다. 깔끔하고 고객용 컴퓨터도 있어서 장시간 대기도 그리 지루하지는 않겠더군요.-


다음에 정비할 일 있으면 다시 한번 맡겨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다시 출발한 시간이 대략 6시 40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대구에 도착한 시간이 8시 40분. 거리는 대략 210km 였는데 2시간이면 충분했습니다^^ 후배들한테 미안해서 쉬지도 않고 달렸습니다.

대구까지 오는 내내 온도게이지만 보고 달렸습니다만 이상은 없었습니다. 계속 이상이 없어야겠죠. 회사에 가면 다시 맡겨야 겠습니다. 운전하시는 분들 간단한 진단은 직접해야겠지만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오일/냉각수의 누수여부가 아닐까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후기)

라면이 계속 넘치는 꿈이 엔진 오버히트 아닐가 나름 해석해봅니다.

일요일 오후-오늘이네요-에 집으로 내려오면서 뭔가 새는게 있는지 확인하니까 아래쪽에 엔진오일이 조금 새어 나왔고, 시동걸고 얼마간 엔진부조화가 느껴지더군요. 내려오면서 혹시나 해서 생수도 사서 차에 넣고 달렸습니다만 별 탈없이 내려왔습니다. 수리하고 450 km 정도 더 달렸네요. 수리 받을때 135,400 이었고 지금은 135,853 km정도입니다.



Posted by 에를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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